지금 딱 올블로그 대세가 위 제목과 같은 분위기다. 이제 그들이 비교적 온건하게 살아 돌아왔으니,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것이 중론인 듯 하다. 그런 한 편에서는 사지에서 고생하고 돌아온 사람들에게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내 생각을 먼저 말하자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쪽이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공식 발표와 달리 협상의 댓가로 많은 액수를 지불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근거야 없지만, 나름대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음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이해해야 할 것이다.
협상 조건이 애초에 이미 계획되어있던 한국군 철수라는 점이 가장 의구심을 들게하는 내용이다. 또한 아프간 내 포교활동 금지도 최근 아프간을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했으니 시간문제일 뿐 협상의 강력한 카드로 사용될 수 없다.
그런데 겨우 이런 정도의 내용으로 탈레반은 한국이 형제'랜다(링크 뉴스 내용 참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자타공인 미국의 우방국인 한국을 대표적 반미 세력인 탈레반이 저 정도 협상 내용으로 '형제'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미국이 이번에 적극 도와주지 않고 쌩깐 건 일단 넘어가자).
결국엔 공식적인 협상내용 외에 별도의 거래가 있었다는 말이고, 이 거래 내용으로는 구체적인 액수의 돈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논리이다.
게다가 탈레반이 그렇게 고집부리며 요구했던 포로 교환도 갑자기 철회하지 않았는가? 이건 포로 교환에 맞먹는 무언가를 우리가 제시했으며, 탈레반이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말이 된다.
정부의 이번 발표 내용을 곧이 곧대로 믿는 건 순진한 발상이다. 사람들이 의심이 많고 기독교인들을 잡아먹기 위해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상식적인 선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서두가 좀 길었는데, 이제 내 생각을 말하자면 이렇다.
구체적으로 얼마의 돈이 협상조건으로 넘어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거액이 넘어갔다 하더라도 샘물교회같은 큰 교회라면 몇 년에 걸쳐서라도 갚아낼 수 있는 액수임에 틀림 없다.
문제는 그런 돈이 문제가 아니라, 탈레반이 한국을 '형제'라고 말한 것이 중요하다.

지금 한국의 입장은 참 애매하다. 미국의 우방국이지만 반미주의 분위기가 곳곳에 박혀 있고, 반테러리즘국가이지만 탈레반의 형제다. 웃기는 현상이다.
한국의 국민들은 이제 앞으로 국제 사회에서 '테러범들에게 굴복한 나라의 국민', '탈레반의 형제'라는 엄청난 오명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또한 이번 일로 인해 세계의 모든 테러범들이 한국인들을 제 3자에서 먹기 좋은 먹이로 보게 될 것이다. 거액의 뒷돈이 넘어간 게 사실이라면 더욱 한국인은 해외에서 안전할 수 없다. 이 점은 매스컴이나 많은 블로거 분들이 지적했던 일이고, 안타깝게도 현실이 되었다.

자, 이건 명예훼손 정도가 아니라 해외여행을 하거나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생명 안전도를 떨어트린 결과가 된 것이다. 이렇게 됐는데 샘물교회는 비행기 표값은 우리가 내지~라는 식으로 생색내려 하니 사람들이 좋게 볼 리가 없다. 21명이 아무리 살아 돌아왔어도 그들로 인해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 몇 천만의 국민들은 그들을 반길 수가 없는 것이다.

살아돌아 온 건 잘 된 일이다. 적어도 반성하면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는가? 앞으로는 간증이니 어쩌니 하면서 떠들지 말고 '인간으로서' 자신의 잘못을 알고 뉘우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뉘우치는 만큼 책임을 졌으면 한다.
아무리 신앙이 있어도 일개 인간에 불과한 그들이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돈이나 사회봉사 정도가 되겠지만.

또한, 시종일관 언론에 휘둘리지 않으려 애쓴 냉정한 자세로 안정감있게 협상을 성공시킨 정부이지만, 그들도 피랍자들과 교회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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